파이프 연초 리뷰/국내 수입 연초

[G. L. Pease] Cairo

Jace Kai 2021. 12. 13. 20:39

어떤 연초든간에 큰 틀의 맛은 몇 가지 블렌드 패밀리의 틀에 갇혀 있으며, 그 몇몇 테두리 안에서 미묘한 차이를 느끼는 것이야말로 파이프의 묘미라 하겠습니다. 만약 같은 블렌드끼리 맛의 차이가 전혀 없다면, 브랜드별로 똑같은 블렌드의 연초를 경쟁적으로 내거나 심지어 같은 메이커에서 똑같은 블렌드로 여러 이름의 연초를 생산하는 것은 그야말로 미친 짓이겠죠. 하지만 가끔은 이걸 기존 블렌드의 테두리에 넣어 두어도 되는건가 싶을 정도로 벗어난 개성을 가진 연초가 있긴 합니다. 오늘은 좀 독특한 개성을 지닌 오리엔탈 블렌드인 G. L. Pease - Cairo를 살펴보겠습니다.

 

 

Spec

  • Blend Type: Oriental
  • Contents: Virginia/Oriental/Perique
  • Cut Type: Ribbon
  • TR Score: 3.1

Tin Note

틴을 열자마자 매우매우 독특한 산미가 있습니다. 마치 초여름날 사과 껍질이 살짝 발효된듯한 묘한 향입니다. 개봉 후 한 김이 빠지면 새콤한 향이 조금 줄어들고 고소한 향이 올라오는데, 이건 레드 버지니아 계통의 공통 종특이라고 하겠습니다. 산미가 다 빠지더라도 특징적인 사과껍질향(?)은 여전히 건재합니다. 페릭의 스파이시함이나 건포도같은 향은 아주 약하게 깔려 있는데, 이게 오리엔탈의 스파이시함인지 페릭의 스파이시함인지 틴 노트로는 구별이 쉽지 않습니다. 습도는 당장 태우기에 적당히 좋은 편이며, 리본 컷이라 습도 관리에 주의하여야겠습니다.

Smoking Note

전반전은 버지니아의 구수달달함이, 후반전은 오리엔탈의 새콤청량감이 지배하는 연초입니다. 틴 노트에 비해 실제 파이핑시에는 단 맛이 다소 적게 감지되는데, 이건 전반적으로 낮은 바디감 때문에 단 맛이 덜 느껴지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페릭은 코에 걸리는 향미를 부스팅하는 정도로만 기용되었습니다. 가까스로 아쉽지 않을 정도만의 무게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향의 구성과 변화는 아기자기하지만, 가벼운 바디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자칫 심심하다고 느낄 수 있겠습니다. 틴 노트에서 감지되었던 살짝 발효된 듯한 과일향은 연초를 개봉한 직후의 습도를 유지해야 느낄 수 있고, 말라서 바삭거리게 되면 일반적인 오리엔탈의 식감이나 풍미에 가까워지므로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그렇다고 습도를 너무 먹이면 그렇지않아도 약한 Cairo의 바디감이 자칫 더 희미해질 수 있을 것 같아 여러모로 까다로운 연초입니다. 다소 페이스를 올려도 쉽게 맛이 꺾이거나 하지는 않지만 니코틴은 가벼운 바디감에 비해서는 조금 있는 편이라 방심하다가 니코틴 펀치를 맞는 일은 없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룸 노트는 바디에 비해서는 존재감이 있는 편이나, 그렇게 불편하지 않고 그냥저냥 가볍습니다.

총평

어느 정도 식감이 즐거운 연초를 선호하는 파이퍼라면 자주 손이 가지는 않을 연초입니다. 기분전환이 필요할 때 가볍고 짧게 태울 만합니다. 자칫 너무 무난해서 심심할 수 있는 오리엔탈 블렌드에 발효된 과일향이 어우러져 독특한 재미가 있지만, 그럼에도 연타로 태울 만큼의 다이나믹함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자주 손이 가는 연초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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